
‘마지막 황제’, ‘60억 분의 1’ 등 항상 선한 웃음 속에서 강함을 보여준 MMA 레전드,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만약 그가 전성기의 실력 그대로 지금 UFC 헤비급에서 경쟁한다면, 어떤 모습이 펼쳐질까요?
효도르는 MMA에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에게 이 종목이 무엇인지 보여준 최초의 선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종격투기가 대세였던 시절, 타격가와 그래플러의 경계가 더 뚜렷했던 그 시기에, 효도르는 타격과 그래플링을 자유롭게 섞으며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특히 노게이라, 크로캅과의 대결에서 강력한 훅을 날리며 동시에 상대에게 붙어 테이크다운을 하고 파운딩을 퍼붓는 모습은 그의 시그니처가 됐습니다.
전성기가 지나면서도 효도르는 탁월한 동체 시력으로 상대의 공격에 카운터를 날리며 여전히 많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은퇴 경기에서 아쉬운 케이오 패배를 당했지만, 그의 커리어는 후배 선수들에게 큰 존경을 받을 만큼 빛났습니다. 효도르는 총 48전에서 40승 7패 1무로 화려한 경력을 마무리했습니다.

효도르는 ‘얼음 파운딩’이라는 별명과 특유의 냉정함 덕에 차가운 이미지가 있지만, 케이지 안에서는 누구보다 불같은 스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효도르는 상대의 스타일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경기를 이끌어갔습니다. 예를 들어, 주짓수 스페셜리스트 베우둠과의 경기에서는 그라운드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들어갔고, 타격 스페셜리스트인 크로캅과 마크 헌트를 상대로도 자신만의 게임을 펼쳤습니다.
최홍만과의 경기는 피지컬 차이가 압도적으로 있었음에도, 평소처럼 타격 후 테이크다운을 섞으며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결국 최홍만의 중심에 등을 대고 누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리버스 암바를 시도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또한, UFC 전 챔피언 팀 실비아와의 경기에서는 탐색전 없이 바로 훅을 날리며 접근했고, 근접 거리에서 UFC 전 챔피언을 부숴버렸습니다.
이렇게 케이지 안에서 불같은 남자였던 효도르의 스타일이 과연 발전된 현대 MMA에서 여전히 통할 수 있을까요?

저는 효도르의 전성기 MMA 스타일이 현대 MMA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효도르의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입니다. 현재 UFC 헤비급 선수들은 효도르보다 크고 강합니다. 효도르의 키와 몸무게는 183cm에 108kg인데, UFC 헤비급의 시릴 가네는 키가 193cm를 넘고 몸무게는 약 113kg입니다. 몸집이 크다고 해서 느린 것도 아니며, 효도르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선수들도 많습니다. 만약 서로 몸이 맞붙는다면, 체급 차이로 인해 효도르의 체력은 쉽게 떨어질 수 있고, 버거운 싸움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발전된 레슬링입니다. 현대 MMA는 케이지 레슬링, 그레코로만 레슬링 등 다양한 레슬링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효도르는 커리어 내내 레슬러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고, 상대가 레슬링을 시도할 때 특유의 탄력과 반동으로 벗어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방어법은 미오치치나 코미어 같은 현대의 강력한 레슬러들에겐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케이지에서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효도르는 발전된 체인 레슬링 공격을 막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 이유는 효도르의 스타일에 대한 고집입니다. 효도르는 자신의 스타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며 경기를 해왔습니다. 물론 그 스타일로 많은 승리를 거뒀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않는 고집이 결국 현대 MMA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도르는 여전히 특유의 스텝, 핸드스피드, 그리고 동체 시력 덕분에 UFC 랭킹 TOP 10에는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상위권 랭커들과 경쟁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사실, 레전드 파이터를 현대와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하마드 알리가 타이슨 퓨리를 이길 수 있을까요? 스타크래프트에서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 최종병기 이영호를 이기기 힘든 것처럼, MMA도 점차 발전하며 과거의 영웅이 현대의 강자들을 이기기는 어려운 일이죠. 예를 들어, 20년 뒤 존 존스가 전성기의 모습으로 헤비급 챔피언과 싸운다면? 이건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도르는 그가 지배하던 시대에서 반박할 수 없는 최고의 파이터였으며, 10년 넘게 무패를 기록한 전설적인 선수였습니다. 은퇴할 때 많은 파이터들의 존경을 받으며 행복해했던 모습이 인상 깊었고, 그 후에도 효도르의 삶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항상 선한 면 속에 강함을 드러낸 그의 경기를 라이브로 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영광이었고,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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